“다들 제가 상냥한 성격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저 사실 엄청 무뚝뚝해요. 엄마 아빠한테조차 사랑한다는 말 해본 적이 없고. 애교도 없고. 놀라셨어요?”
뜻밖에도 ‘소녀시대’의 윤아(19·본명 임윤아)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달콤하게만 느껴지는 외모의 주인공. 손바닥보다 작은 얼굴, 활처럼 휜 예쁜 눈썹, 작고 또렷한 입술을 지닌 19살 소녀가 맞은 편에 앉아 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나 발음조차 옥구슬 굴리듯 분명했다. 과연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로망’이라고 불릴 법한 모습. 한데 ‘충격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격 있다는 말도 종종 들어요. 한번 화가 나면 감정을 쉽게 못 숨기거든요. 기분 나쁘면 바로 얼굴에 드러나서 다들 놀라죠. 제가 B형이거든요. 연예 활동할 땐 참 안 좋은 성격인데,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쉽진 않네요.”
“성격 있다”고 주장하는 순간에도 화사하게 생글거리는 윤아는 태어날 때부터 “예쁘다”는 칭찬을 지겹도록 듣고 자란 소녀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예인을 꿈꿨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서 왁스의 ‘부탁해요’를 부르고, 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Spears)의 ‘Oops I did it again’에 맞춰 ‘막춤’을 춘 덕에 합격한 건 널리 알려진 얘기. 연습생 생활만 5년을 했고, 매일 노래·연기·춤 교습을 받고 틈나는 대로 CF를 찍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오디션장에 나타난 윤아는 그야말로 우리가 원하던 이미지의 소녀였다. 모범생 같이 참한 얼굴, 환한 웃음, 완벽한 체격 조건에 가창력까지 갖춘 초등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소녀시대’가 단정한 옆집 여학생 같은 느낌으로 출발하게 된 데도 윤아의 이미지는 큰 역할을 했다. 참하고 얌전하게 생긴 이 여학생이 조용히 다가와 “(사랑에) 깜짝 놀란 나머지 짜릿짜릿 몸이 떨린다”고 고백한다고 상상해 보라. 30~40대 남자들이 흐물흐물 녹을 수밖에 없는 순간 아닌가.
윤아는 한데 “그것만으로 소녀시대를 다 봤다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소녀시대는 누구보다 퍼포먼스에 강한 팀”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춤과 노래에만 수백 수천 시간을 투자해 연습했고요. 화음도 누구보다 정교하게 내는 아이돌 그룹인 걸요. 달콤하고 발랄한 분위기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음악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거고, 저희는 그렇게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윤아는 그녀 스스로도 아직 가진 능력의 십 분의 일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대로 정말 연예인이 됐지만, 뭔가 아직 덜 이룬 기분이에요. 전 그냥 연예인을 꿈꾼 게 아니라 차근차근 오랫동안 훌륭한 엔터테이너가 되기 위해 준비해 왔으니까요.” KBS 1TV ‘너는 내 운명’에서 ‘새벽’을 연기하고, 각종 CF에 출연한 것도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구박 받는 며느리를 연기하는 게 힘들 법도 했건만 “노래도 연기도 다 책임이 필요한 거니까, 어떤 게 더 힘들었고 덜 힘들었고 그런 건 없다. 매 순간 열심히 하는 게 즐거울 뿐”이라고 대답하는 걸 보면 윤아를 그저 아직 미숙한 19살 소녀로 보면 안 되겠다 싶다.
취미도 뜻밖이다. 혼자 요리책 읽기. 할 줄 아는 요리는 없지만 그저 들여다 보고 있으면 즐겁다고. “나중에 서른 살쯤 되면 그 땐 요리학원도 다니고 자격증도 따서 이것저것 해볼 거에요. 혹시 아나요, 잘 되면 제가 요리학원 스튜디오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윤아는 연애나 사랑보다 ‘성장’에 더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으니까. 남자친구 만나는 일 같은 걸 고민하기엔 아직 못 해본 것들 생각하기도 벅차요. 소녀라고 러브레터만 쓰란 법 있나요. 전 그것보단 제 자서전 쓰는 데 더 관심 있어요. 놀라셨어요?”
글 = 송혜진 기자
사진 = 김승완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credits & source : 조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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