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가요계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겪었다.
점점 침체되어 가는 음반 시장에 깊은 한숨이 절로 토해져나왔고 동시에 원더걸스 소녀시대 같은 신인 여성그룹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07년 가요계를 강타한 새로운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여성그룹 전성시대 열렸다
2007년은 여성그룹으로 시작해 여성그룹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초 카라, 원더걸스, 베이비복스리브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남성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더니 하반기에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활약이 가요계를 휩쓸었다.
특히 원더걸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텔미'는 노래와 안무가 동시에 인기를 얻으며 장윤정의 '어머나' 이후 3년만에 유치원생까지 따라하는 국민가요로 등극해 모처럼 가요계에 희망의 빛을 던졌다.
이어 여성 9인조 소녀시대 역시 깜찍한 안무와 멤버들의 개성을 앞세워 30~40대 중년 남성들을 TV앞에 모이게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밖에 빅마마, 씨야,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등 기존 여성 멤버들도 히트곡을 이어가며 여성그룹 전성시대에 한 축을 담당했다.
★복고가 대세
올 가요계의 또다른 트렌트는 복고 열풍이다.
80년대 디스코클럽에서 들었던 리듬을 채택한 '텔미'의 열풍을 시작으로 소녀시대는 이승철의 히트곡 '소녀시대'로 중년층의 귀를 단숨에 사로 잡았다.
여기에 하반기 아이돌 그룹의 대표주자였던 빅뱅의 '거짓말'도 복고 열풍의 리듬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텔미'를 만든 박진영은 최근 일고 있는 복고 열풍에 대해 "특별히 요즘 복고가 뜬다기 보다는 항상 존재했던 수준"이라며 "복고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어왔는데 이를 만족시킬 노래들이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진단했다.
노래를 시작으로 춤까지 복고로 돌아오고 있다. 춤의 유행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나이트클럽에서는 최근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선보인 80년대 안무를 따라하는 춤이 스테이지를 장악한지 오래다.
★선(先)싱글 후(後)앨범
음반 시장이 어려워지며 싱글이 유독 많아진 것도 올 가요계의 특징이다.
빅뱅은 정규 앨범 대신에 '거짓말'이 수록된 미니앨범으로 대박신화를 낳았다. 이어 4월만에 다시 두번째 미니앨범을 선보이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원더걸스 역시 지난 2월 싱글 '아이러니'를 먼저 얼굴을 알린 뒤 데뷔 앨범을 발표해 대박 신화를 낳았다. 소녀시대는 '다시 만난 세계'로 멤버 9명의 개성을 강조한데 이어 정규 앨범을 통해 '소녀시대'란 곡을 출시했다.
이런 '선싱글 후앨범' 현상은 음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제작비를 줄이자는 경제적 이유와 함께 히트곡의 생명력이 2개월 이하로 변할만큼 대중의 관심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점점 어려워지는 가요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새로운 시도들이 2008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 이정혁 기자 scblog.chosun.com/jjangg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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