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역시 심상찮다. 원더걸스에 뒤이어 나온 여성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이야기다. 총 9명으로 이뤄진 소녀시대는 현재 10대 소년들은 물론이거니와 20~30대 남자들로부터도 크고 작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벌써 엘리트 교복 CF 모델로도 발탁됐고, 곳곳의 행사에 불려다니기도 바쁘다. ‘떼거리’도 많은 탓에 TV를 돌리면 언제나 멤버들의 환한 미소가 흘러 나온다. 원더걸스와 함께 여성 아이돌 시장을 다시 후끈 달아오르게 한 소녀시대. 소녀시대가 최근 행보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첫번째 싱글에 이어 정규 음반을 선보이고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정규 타이틀곡은 소녀시대!
요즘 이승철의 과거 히트곡 ‘소녀시대’를 10대들이 흥얼거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 옛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를 어떻게 10대들이 이렇게 외우고 있나 싶겠지만 이는 순전히 여성 그룹 소녀시대로 비롯된 일이다. 소녀시대가 정규 음반 타이틀곡으로 내민 곡이 바로 이승철의 노래 ‘소녀시대’다.
“우리보다도 엄마 아빠가 더 좋아하던데요. 막상 걱정을 하셨다던 이승철 선배님도 세련되게 편곡을 잘했다며 격려해주셨고요. 아무튼 딱 우리 노래예요. 세종대왕께서 컴퓨터 나올 줄 알고 한글 만들었듯이 우리 나올 줄 알고 미리 만들어놓은 노래라는 생각까지 들던데요.”(태연)
1989년에 나온 이 노래를 소녀시대 멤버들은 굳이 예전부터 다 알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요즘 불러도 전혀 옛날 노래 같지 않잖아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부분만 봐도 딱 우리 세대의 노랜걸요.”(수영)
아이돌의 힘이 무섭긴 무섭다. 음악 세대 간의 단절이 문제로 지적될 즈음 소녀시대는 10~40대가 모두 공유할 만한 노래를 단박에 배출했다.
▲아이돌 음반
앨범 수록곡은 총 11개다. 앨범은 타이틀곡 ‘소녀시대’를 필두로 대부분 귀엽고 깜찍한 노래로 채워졌다. ‘우 라라’, ‘메리 고 라운드’처럼 빠른 비트의 노래와 소녀 아이돌의 특징을 반영하는 ‘팅커벨’ ‘허니’ 등의 미디엄 템포의 노래가 어우러져 있다. ‘7989’라는 곡은 삼촌뻘이 된다는 79년생 강타, 그리고 89년생인 태연이 함께 부른 듀엣곡이다. 강타도 어려보이는데 나이차가 10살이라니….
앨범 재킷도 다채로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멤버 전부가 바비인형으로 분한 사진으로 앨범 재킷이 만들어졌다. 포장지에 든 인형을 표현하기 위해 사람 키만한 포장지와 리본이 따로 공수됐다.
“이런 선물이 집앞에 배달돼 왔으면 좋겠다는 엉큼한 사람들도 많던 걸요. 호호.”(태연)
▲9명?
이들은 서울 청담동 숙소에서 공동 생활을 하고 있다. 소녀 몇명만 모여도 시끄러운 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이들 숙소의 분위기도 어림짐작이 가고 남는다.
원더걸스와의 비교가 부담되지는 않는지 좀 난감한 질문을 던졌다.
“오히려 기분이 좋은걸요. 경쟁이 될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고맙고 기쁜 일이죠. 아무튼 우리 앙탈춤, 인형춤도 슬슬 따라하는 이들이 많은걸요.”(유리)
이들은 오는 연말까지 ‘소녀시대’라는 곡으로 달린 뒤 내년 중반기 이후부터 해외 활동을 겨냥한다.
〈글 강수진·사진 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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