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녀시대입니다.”
인형 같은 외모 어디서 그런 우렁찬 소리가 나오는가 싶었다. 이 구호를 외쳐야 기운이 솟는다는 9인조 여성 그룹 소녀시대. 그들이 들어서자 사무실은 아연 생기가 돌았다.
1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쿠키미디어 사옥에서 소녀시대를 만났다. 목소리는 힘찼지만 지친 기색만은 감추지 못했다. 빡빡한 스케줄을 마치고 새벽까지 안무와 노래 연습을 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고. 멤버 윤아는 이른 아침에 진행된 방송 촬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불참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언제 피곤했냐는 듯 이날 모인 8명은 금세 수다를 쏟아냈다. 성숙해진 것 같다고 하자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친다.
“일부 팬들은 섹시해졌다고 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지난해는 풋풋한 소녀시대였다면 올해는 여성스러운 소녀시대가 된 기분입니다.”
소녀시대는 2007년 싱글 앨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이후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해 11월 발표한 정규 1집 앨범에서는 이승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소녀시대’를 비롯해 ‘베이비 베이비’ ‘키싱 유’ 3곡을 연속 히트시켰다.
이번 미니 앨범도 화제다. 지난 달 온라인 발표 당일 각종 음악 사이트를 장악한 주제곡 ‘지(Gee)’는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지’는 ‘어머나’ ‘깜짝이야’ 등의 의미를 지닌 영어 감탄사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가사의 단순성으로 가창력이 다소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지만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 중 가장 어려운 곡이었어요. 이렇게 높은 음역대의 곡을 불러본 적이 없거든요. 라이브 무대에서 얼마나 신경 써서 부르는데요. ‘지’는 소녀시대의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입니다.”
소녀시대는 예쁘장한 외모 때문인지 ‘깍쟁이 같다’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속상해했다. 불화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자기 자신만 아는 것 같다’ ‘사이가 안 좋다’는 얘기가 도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다들 성격이 털털하거든요. 합숙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가족처럼 편안해졌어요.”
18세 막내 서현을 비롯해 19∼20세로 구성된 소녀시대는 “이제 사랑에 빠지고 싶은 나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줄 남자가 없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매년 우리끼리 주고받았는데 올해도 그럴 것 같네요. 하루 빨리 초콜릿을 만들어 줄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소녀시대는 당장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운전을 꼽았다. 멤버 수영은 “1종 면허를 딴 뒤 큰 차를 빌려서 멤버들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운전할 때 듣기 좋은 음악을 많이 알고 있다”고 기대에 부풀어 말했다.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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