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설윤형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자이너로 남성복 무대에서 활동을 했던 이주영. 그녀는 이번 시즌 어머니의 품을 완연히 떠나 자신의 색을 완연히 담은 여성복 무대를 열었다. 히피에서부터 글램까지 다양한 비주류적 문화를 디자인적 모티브로 애용하는 그녀는 이번 시즌 역시 메트로폴리탄 뒷골목에서 파티를 끝내고 걸어나오는 듯한 과감하고 글래머러스한 히피 클럽룩들을 선보였다. 스키니한 레더 팬츠와 레이스 스타킹 차림의 모델들이 스틸레토 힐을 신고 아슬아슬한 워킹으로 오프닝을 연 가운데 스피디한 일렉트로닉 음악과 네온 사인 사이로 핫 팬츠와 펑키한 웨이브 헤어를 한 모델들이 그 뒤를 이었다. 신인으로서는 보기 힘든 대담한 커팅 기법이 인 앤 아웃 웨어를 넘어 보여졌으며 커팅 소재 또한 레더에서부터 레이스까지 난이도의 조율없이 자유롭게 시도되었다. ‘resurrection”이라는 그녀가 이끌어 가는 브랜드의 이름이 말해주듯이 신인 디자이너가 보여줄 수 있는 그녀의 넘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표출한 무대였다. *메인 컨셉 : 패치워크 기법을 강조한 그런지한 히피룩*아이템 포인트: 스키니 레더팬츠, 글리터링 재킷, 레이스 탑과 스타킹, 스틸레토 힐*컬러 : 블랙, 다크 그린, 카키, 옐로우
credits & source : ELLE Korea
ELLE on, meets Lee Ju Young
디자이너들의 계보를 보면 적지 않은 모녀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다. 1990년대를 주름 잡았던 이영희-이정우, 이신우-박윤정, 김행자-박지원 그리고 근래에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진태옥-노승은, 김동순-송자인, 설윤형-이주영까지. 물려 받은 재능과 어머니의 후광이 더해진 2세 디자이너들은 굴곡 없는 순탄한 ‘꽃길’만을 걸었을 것 같다. 하지만 2세들에게 있어 패션이란 친근한 놀이감이자 새롭게 풀어내야 할 도전 과제의 하나다.
이주영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촉망 받던 첼리스트의 길을 포기하고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한 그녀는 어머니로 시작되는 고정관념과 편견의 벽을 스스로 뛰어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 결과 이주영에게는 요란하고 과장된 퍼포먼스 없이도 그녀를 뒤따르는 은근한 아우라가 느껴진다. 또 필요 이상의 무게감으로 가득했던 SFAA에도 젊은 활기를 한껏 불어넣어주었다.
이제는 온전히 어머니의 품을 벗어난 듯 보이는 이주영. 에지있는 디자인과 감각적인 스타일링의 남성복을 표현해 왔던 그녀가 이번 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히피에서부터 글램까지 다양한 비주류적 문화를 디자인적 모티브로 애용하는 그녀는 메트로폴리탄 뒷골목에서 파티를 끝내고 걸어 나오는 듯한 과감하고 글래머러스한 히피 클럽 룩들을 완성했다.
“이번 무대의 테마는 아홉 번째 옷장이라고 지어봤어요. 시즌마다 특별한 주제를 부각시키는 편은 아닌데, 이번 컬렉션 역시 제가 평소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상에 트렌드적인 요소를 가미시켰어요. 좋아하는 옷들이 가득한 옷장 속에서 바로 꺼내 입은 듯한 그런 느낌이죠.”
스피디한 일렉트로닉 음악과 네온 사인 사이로 핫 팬츠와 펑키한 웨이브 헤어의 모델들이 속속 등장했다. 인 앤 아웃 웨어를 넘나들며 보여진 대담한 커팅 기법, 레더에서부터 레이스까지 난이도의 조율 없이 자유롭게 시도된 소재의 믹스 등은 진정 ‘이주영’다운 디자인을 완성시켜준 요소들이었다.
패션 피플들이 이주영 쇼를 반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어여쁜’ 셀레브리티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선보이는 여성복 컬렉션을 위해 소녀시대의 윤아, 수영이 모델로 캣워크에 올랐는데 이는 패션위크 중 이주영 컬렉션이 유독 많이 회자된 이유이기도 했다. 또 신인 모델 시절부터 이주영 쇼에 올랐던 찰스가 그녀와의 의리를 과시하며 캣워크에 올랐는데, 그를 향한 ‘소녀떼’들의 함성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 그 와중에 후배들과의 잡담, 메이크업 테이블을 침대 삼아 엎드려 있기 등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그는 정말 ‘어수선한’ 찰스씨!)
엘르 온라인의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요청했을 때 주저 없이 “한국 패션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이주영의 모습에서 진실함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짓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패션을 만들어가는 디자이너로서의 진실함, 그리고 세계적인 가치를 담아내기 위한 한국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 말이다.
아홉 번째 옷장에서 꺼낸 그녀의 단편들. 어쩌면 아홉 번째 옷장이라는 것은 그녀를 만들어가는 아홉 번째 퍼즐 한 조각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그녀의 액션 플랜은 이미 열 번째 조각을 향해 조준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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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 source : 엘르